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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4

#7. 코로나와 새로운 대통령 그리고 예술정책 -팬데믹 시대의 대선, 나를 어떻게 바꿔놓았나- #1. 예술정책이 피부에 와닿기까지 48.56% vs 47.83%. 고작 0.73%, 30만표가 채 되지 않는 근소한 차이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그 때문일까, 선거가 끝난지 2주가 지났지만 주변에서 느껴지는 갈등과 긴장의 분위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특히 요즘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중심으로 여론이 다시 양분되는 추세이다. 이에 새 정부 출범까지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국정 과제를 세워가야 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다. 예술가로써 바라보는 현실이라면, 선거철에서 조차 찬밥신세였던 예술정책에 대해, 새 정부가 얼마나 관심을 가져줄지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 2022. 3. 31.
#3. 예술정책의 온도-2 : 예술가임을 증명하라 -‘예술활동증명’에 대하여- 불안정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남는 시간에 예술활동을 해야만 하는 현실은 그렇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지닌 다른 이들과 전혀 다른 예술적 성과를 거둘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지속가능한 예술활동이 보장되는 것’은 모든 예술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장르를 막론하고 한 명의 예술인이 꾸준히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 활동 시간이 필요하다. 아르바이를 하고 ‘남는 시간’에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컨디션이 좋은 상태로 몰입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주도적인 시간’이야말로 예술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시간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2022. 2. 1.
#2. 예술정책의 온도-1 : 누구를 위한 지원인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두 해 전쯤, 한 지원사업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시청을 찾았다. 그날은 접수 마감일, 마감시간을 1시간여 앞둔 오후 5시이였다. 책상이 빼곡히 들어앉은 문화예술과 사무실에는 접수창구부터 입구를 지나, 엘리베이터까지 지원사업을 접수하기 위해 모인 예술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악기를 메고 접수 서류를 든 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음악가와 헤드셋을 쓰고 준비해온 지원서류를 반복해서 읽고 있는 청년 예술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봐도 홍대에서 한 인기 끌었을 법 한 차림과 아우라를 지닌 밴드 멤버들도 함께 모여 서서 무심한 듯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눴다. 내 손에 들려진 번호표가 300번대를 훌쩍 넘어선 것을 보면, 적잖은 예술인들이 마감날인 오늘 많이 몰릴 것 같았다. 6시가.. 2022. 1. 25.
#1. 지우지 못한 부채의식 : 이야기의 시작 1. 지우지 못한 부채의식나에겐 지우지 못한 ‘부채의식’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모교인 국립예술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나에게는, 배 안에 있던 300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르치던 300여 명의 전교생과 다름없게 느껴졌다. 학교는 견고한 한 척의 배였고, 학생들은 미래를 담보로 입시 지옥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부유하는 모습과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 달을 보냈던 기억이다. 그리고 또 하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공연이 모두 취소된 예술인들의 말 못 할 울음들은, 당시 직장 생활을 하며 비껴간 안전한 현실 가운데 끝없는 부채의식을 안겨주었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국가는, 정부는.. 2022.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