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정책3 #5. 지역을 중심으로 예술활동을 한다는 것은(청년예술인 아빠의 강동구 예술활동 분투기) #1. 마지막 청년기에서 : 청년과 전통예술, 육아와 지역 ‘청년, 예술가.’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면 으레 ‘청년’과 ‘예술가’ 사이에서 숨을 쉬게 된다. 청년이면 청년이고 예술가면 예술가이지.. ‘청년예술가’는 또 뭔가,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기 때문이다. 존재를 규정해야만 정책을 시행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인 구조 안에서 경계선상에 있는 수많은 존재들은 망설일 수 밖에 없다. ‘청년기본법’에 따르면 청년의 나이는 19세부터 34세까지이지만, 서울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는 39세까지로 보다 넓은 범위를 청년으로 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이제 내년이면 청년예술지원사업에는 도전하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한해를 보내왔다. 또 소위 ‘전통예술가’로 살아오며 ‘청년’과 ‘전통’이라는 어.. 2022. 2. 25. #2. 예술정책의 온도-1 : 누구를 위한 지원인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두 해 전쯤, 한 지원사업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시청을 찾았다. 그날은 접수 마감일, 마감시간을 1시간여 앞둔 오후 5시이였다. 책상이 빼곡히 들어앉은 문화예술과 사무실에는 접수창구부터 입구를 지나, 엘리베이터까지 지원사업을 접수하기 위해 모인 예술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악기를 메고 접수 서류를 든 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음악가와 헤드셋을 쓰고 준비해온 지원서류를 반복해서 읽고 있는 청년 예술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봐도 홍대에서 한 인기 끌었을 법 한 차림과 아우라를 지닌 밴드 멤버들도 함께 모여 서서 무심한 듯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눴다. 내 손에 들려진 번호표가 300번대를 훌쩍 넘어선 것을 보면, 적잖은 예술인들이 마감날인 오늘 많이 몰릴 것 같았다. 6시가.. 2022. 1. 25. #1. 지우지 못한 부채의식 : 이야기의 시작 1. 지우지 못한 부채의식나에겐 지우지 못한 ‘부채의식’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모교인 국립예술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나에게는, 배 안에 있던 300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르치던 300여 명의 전교생과 다름없게 느껴졌다. 학교는 견고한 한 척의 배였고, 학생들은 미래를 담보로 입시 지옥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부유하는 모습과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 달을 보냈던 기억이다. 그리고 또 하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공연이 모두 취소된 예술인들의 말 못 할 울음들은, 당시 직장 생활을 하며 비껴간 안전한 현실 가운데 끝없는 부채의식을 안겨주었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국가는, 정부는.. 2022. 1. 20. 이전 1 다음